미지의 영화관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다
짱구와 친구들, 떡잎마을 방범대는 술래잡기를 하다가 우연히 버려진 낡은 극장을 발견합니다. 화장실을 가고 싶었던 짱구가 화장실에 간 사이 친구들은 사려져 있습니다. 짱구는 친구들이 본인만 놔두고 집에 돌아갔다고 생각하며, 집에 돌아옵니다. 그러나 친구들은 사라졌던 것이고, 친구들을 찾기 위해 짱구와 가족은 친구들이 사라졌던 영화관으로 향합니다. 극장에는 여전히 영화가 상영되고 있고 영화관 의자에 앉는 순간, 짱구와 가족은 스크린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스크린은 미국 서부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마을의 시장이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면 채찍을 때려 강압적으로 마을을 지도하는 곳이었습니다. 친구들은 모두 그곳에 있었지만, 모두 기억을 잃어가는 상태였고, 영화 속에 들어오면서 사람들은 점점 기억을 잃게 됩니다. 이상하게 시간이 흐르지 않는 그곳에서 짱구와 가족들은 각자 할 일을 찾으며 적응해나갑니다. 짱구만이 이 영화 속에서 탈출할 방법을 찾고 있는데, 한 할아버지가 짱구와 친구들을 도와 이곳에서 나갈 수 있는 발명품 팬티를 만듭니다. 철수는 시장의 부하로 일했지만, 시장의 배신으로 다시 합류하게 됩니다. 와중에 선아라는 인물이 시장이 멀리 떨어진 장소에 아무도 출입하지 못하게 하고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며 비밀을 알려주고, 떡잎마을 방범대는 숨겨놓은 시장의 비밀을 찾기 위해 출입금지 구역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이를 눈치챈 시장이 본인이 설계한 장치들을 이용해 방해를 하지만, 떡잎마을방범대는 발명품 팬티와 협동심으로 위기를 극복합니다. 출입금지구역에 도착해 발견한 시장의 비밀은 영화가 끝난다는 메시지였고, 스크린에 갇혀있던 모든 마을 사람들이 다시 처음의 극장 안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선아는 주인공을 도와주는 영화 속 보조 인물이었고, 실존 인물이 아니어서 함께 나오지 못하고 짱구는 슬퍼합니다.
2년의 영화 속 시간과 2시간 현실 시간의 차이
이 영화는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중 가장 인기 있는 판은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도 이 영화를 본 지 오래되어 다른 글을 참고하고자 했으나, 글이 별로 없어 제 기억을 열심히 상기시켜봤습니다. 얼마 없는 중에서도 나무 위키에 굉장히 다양한 정보가 적혀 있어 개인적으로 놀라웠던 점 두 개만 공유해 보고자 합니다.
먼저 이 영화에서는 스토리가 전개되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지 않기 때문에, 극 중에서 하루를 세는 방법은 시장이 특정 인물을 괴롭히는 주기입니다. 사람들이 시장을 무찌르고 영화를 끝내려고 노력을 하지 않는 시간 동안 시간은 흐르지 않았고, 짱구네 가족이 스크린에 들어가고 720번의 주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 2년여의 시간이 흐른 셈인데, 짱구네 가족이 집에 돌아온 시기는 영화 스크린 타임인 2시간여밖에 되지 않는 설정이라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극장에 돌아오고 떡잎마을 방범대가 앉은 자리가 처음에는 5자리였지만, 후에 6자리가 된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스크린 속의 선아의 자리가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지만, 감독이 직접 작화 실수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짱구 시리즈 극장판의 매력 포인트
영화를 리뷰하다보니 제가 새삼 새드엔딩 콜렉터였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영화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가 아무래도 선아가 실제 인물이 아니고, 영화의 보조 인물로 결국 영화 속에서 짱구와 함께 나오지 못했을 때 상실감이 있어 이 영화를 더 여운 있게 남도록 했던 것 같습니다. 짱구는 못 말려 극장판이 모두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즐길 수 있는 주제에, 이 영화에서의 발명품 팬티 같은 특유의 독특한 발상이 결합한 유쾌한 웃음 포인트로 많은 사랑을 받아 왔는데요. 뿐만 아니라 짱구는 워낙 일상적인 주제의 내용을 다루는 애니메이션이라, 극장판에서 조금 독특한 과한 설정이 나와도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며 몰입하게 되는 점도 있습니다. 이 영화는 초반부에 극장 안에서 친구들이 사라질 때 등에서 기존의 짱구에서는 볼 수 없는 스산한 분위기가 정말 매력적입니다. 원래 유쾌하던 사람이 정색하면 가장 무서운 법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영화는 명절에 사촌 언니가 보여줘서 다같이 좁은 모니터 보며 옹기종기 모여 집중했던 아련한 기억이 있는 작품입니다. 이런 따뜻한 기억이 이 영화를 제 인생영화로 만들어준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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