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네 가족의 위장 취업 성공 스토리
기택(아버지, 송강호), 충숙(어머니, 장혜진), 기우(아들, 최우식), 기정(딸, 박소담)의 네 가족은 비오면 물이 차는 반지하 방에 사는 가난한 가족입니다. 어느 날, 명문대생인 기우의 친구가 찾아와 자신이 관심있는 고등학생 부잣집 딸 다혜의 과외를 맡아달라며 부탁합니다. 친구가 유학을 가있는 동안, 과외를 맡아주기로 하고 기우는 서울대학생으로 학력을 위조해 성공적으로 첫수업을 마무리합니다. 다혜의 집은 동익(아버지, 이선균)과 연교(어머니, 조여정), 문광(가정부, 이정은) 그리고 다혜와 동생 다송이 5명이서 지내고 있습니다. 다혜의 수업이 마음에 들었던 연교는 기우에게 다송이의 미술 선생님을 추천해달라고 하고, 기우는 자신의 동생 기정을 미술교사로 추천합니다. 연교는 첫 수업에 바로 다송의 트라우마를 맞추고, 산만한 다송을 진정시키는 능력을 가진 기정을 믿게됩니다. 첫 날 수업을 끝내며 돌아가는 기정에게 연교는 동익의 기사가 데려다줄 것이라고 하고, 기정은 차에 몰래 자신의 속옷을 벗어놓습니다. 그에 연교와 동익은 오해하고, 기사를 해고합니다. 이 이야기를 옆에서 몰래 듣는 척하던 기정이 바로 아버지인 기택을 기사로 추천합니다. 그리고 가정부인 문광이 복숭아 알러지가 있다는 것을 이용해 기침을 하게 하고, 연교가 그것을 결핵이라고 착각해 해고하게 합니다. 이에 충숙이 가정부로 취직하죠.
숨겨진 지하실의 또 다른 가족
네 가족이 서로 가족임을 숨기고 위장취업해 생활하던 어느 날, 동익네 가족은 캠핑을 떠나고, 네 가족은 주인없는 집을 제 집처럼 즐기며 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중에 문광이 집으로 찾아오고, 지하실에 몸이 불편한 남편과 지금껏 함께 살아왔음을 알게 됩니다. 모른척해달라고 부탁하던 문광은 충숙 외에 이 집에 나머지 세 명도 함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를 연교에게 알리겠다고 말합니다. 몸 다툼을 하던 문광은 지하실 계단으로 우연히 밀려 죽게 됩니다. 와중에 악천후로 동익네가 집으로 돌아오겠다고 하고, 가족은 거실 탁자 아래로 몸을 숨기고, 부부가 잠들고 집을 빠져 나옵니다. 돌아와보니, 엄청난 비로 집이 잠겨, 대피소에서 하루를 보내게 됩니다. 다음 날, 동익과 연교는 다송의 깜짝 생일 파티를 위해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정신없이 파티 준비를 합니다. 그러던 중, 기우는 자신의 친구에게서 선물받은 돌을 들고 지하실에 가는데, 그 돌로 문광의 남편에게 오히려 본인의 머리를 가격당하고 정신을 잃습니다. 그리고 문광의 남편은 지하실에서 파티가 벌어지는 앞마당으로 나와 기정을 칼로 찌릅니다. 이에 충숙이 그 남자를 찌릅니다. 그 이후, 동익이 기정을 무시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자 이에 화가 난 기택이 그를 칼로 찌릅니다. 그리고 기택은 행방불명되고, 기우는 수술 후 깨어납니다. 기택은 멀리 도망간 것이 아닌 그 집 지하실에 살며 전등의 점멸을 통한 모스부호로 아들 기우에게 자신의 안부를 전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봉테일의 7번째 장편 영화, 기생충
기생충의 감독인 봉준호 감독은 봉테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봉준호와 디테일의 합성어인데, 그만큼 사소한 부분에서 디테일을 살린 연출을 잘 선보이는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이 영화에서도 우연찮게 점멸되는 전등을 모스부호로 활용한다든가, 지하실에 있는 몸이 불편한 남편을 보살피러 온 문광의 모습이라든가 등의 부분에서 소름돋으면서, 사소한 요소들로 극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감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감독이 그려내는 색채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주변의 평을 듣고 영화관으로 발길을 하는 아주 평범한 사람인데요. 이 영화도 개봉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을 듣고 호기심으로 영화관에 갔습니다. 이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혼자 일어나 기립박수를 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해 본 영화였습니다. 한 편 안에 정말 현실을 담았고, 그것을 제시카 송처럼 재밌게도, 지하실의 존재처럼 기괴하게도, 물에 잠긴 지하실처럼 우중충하게도 잘 그려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류의 주제를 담은 영화가 아니었음에도 이렇게까지 깊게 인상이 남았던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 후로, 호불호 이야기는 싹 사라지고, 각종 영화제 상을 휩쓸며 봉준호 감독의 저력과 배우진의 연기력을 증명하듯이 인기는 치솟았습니다. 좋은 영화를 잘 알아보았다는 뿌듯함과 이렇게 한국 영화가 좋다는 것에 대한 인식을 새겨줄 계기가 생긴 것 같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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